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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말레이시아 항공 370편 실종 사건

by 프로파일러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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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 항공관제소는 새벽 2:40(대한민국 시각 새벽 3:40)에 교신이 완전히 두절되었다고 발표했으며, 이 소식은 곧바로 언론에 의해 보도되었다. 말레이시아 항공에서도 비행기의 현재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현지시각 새벽 1241분에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하여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당초 370편의 트랜스폰더(항공기 간 식별을 위한 통신 장치)와 교신했던 보조 레이더(Secondary radar) 기록에 따르면, 새벽 16분경 쿠알라룸푸르 공항과 교신을 마친 370편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사이 공역인 IGARI 지점 (6°5612N 103°356E)을 지나던 도중 갑자기 트랜스폰더 장비가 꺼졌고, 그대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때가 122분이었다. 보조 레이더는 항공기 위치를 전파 수신에 의존하여 파악했으므로 비행기에서 신호를 보내주지 않아 더 이상 위치를 추적할 수 없었다.

2014312, 말레이시아 군 당국이 대외비였던 주 레이더(Primary radar) 기록을 공개했다. 자료는 충격적이었는데, 보조 레이더에서 사라졌던 비행기는 그대로 베트남으로 올라가지 않고 갑자기 서쪽으로 방향을 바꾼 뒤, 다시 말레이 반도로 접근하여 그대로 피낭 섬 위를 선회해 말라카 해협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항공기는 주 레이더의 한계 탐지 거리까지 날아간 뒤 새벽 222분경 그대로 영영 종적을 감췄다. 이후 다른 어떤 레이더도 항공기를 포착했다는 소식이 없었다. 결국 항공기가 바다 어딘가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되어, 여러 나라에서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

 

인도양에 위치한 몰디브에서는 '일부 주민이 집에서 뛰쳐나올 정도로 굉음을 내며 낮게 비행하는 비행기를 목격했다'는 증언도 잇달았다. 실종기와 외견도 비슷하다고 밝혀서 연관되었는지 주목을 받았다. 수색범위는 최초 베트남 남부 및 말레이 서부 해상에서 사실상 인도양 전체로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졌다. 미 국방부는 실종 항공기 수색에 250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추가로 400만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370편과 교신한 영국의 INMARSAT 위성.

응답 신호의 수신 속도로 추정한 위성과 항공기의 거리를 나타낸 원.

당시 지상에서 위성 통신을 이용하여 370편에 연락하려는 시도는 모두 항공기 측에서 받지 않아 실패했으나, 장치의 응답 대기 상태를 확인하는 신호는 수신되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공위성이 떠 있었던 위치를 중심으로 전파가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도플러 효과에 따른 파장의 차이를 역산하여 비행기가 있었을 법한 예상 반경을 추정해 냈다. 이걸 이용하면 인공위성과 위성 수신기 사이의 각도가 얼만큼 벌어져 있는가를 계산할 수 있다. 속도와 감도가 가장 좋은 거리는 당연히 인공위성이 바로 머리 위에 있을 때(90)일 테고, 시간이 많이 걸릴수록 각도는 점점 줄어들고 추정 위치는 인공위성에서 점점 멀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쓰면 당시 위성에서 항공기가 얼마나 떨어져 있었나만 추측이 가능할 뿐, 정확한 좌표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몇 가지 변수를 더 추가했다. 만약 370편이 마지막 레이더 포착 지점에서 그대로 대륙 쪽으로 올라갔다면 곧바로 다른 나라의 지상 레이더에 다시 잡혔을 것이므로, 수사 당국은 아무것도 없는 인도양 망망대해 쪽으로 내려갔을 거라고 추측하였다. 여기에 비행기가 탑재했던 연료의 양과 역학적 이동 모델을 고려해 데이터를 산출한 결과, 호주 서부 해역의 한 개 원호(圓弧)로까지 예상 범위를 좁히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호의 길이만 해도 수천 킬로미터에 달했기 때문에 모든 지역을 수색하는 것은 어려웠다.

 

때마침 320, 호주 서쪽 인도양 남부 해상에서 항공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2개가 위성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호주 수상이 발표했고, 호주 당국은 해당 항공기의 날개로 추정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위 발표 이후 이틀에 걸쳐 해당 지점을 수색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해당 위성사진이 일주일 전인 316일에 촬영된 것으로, 잔해 발견 사실을 공표한 시점에서는 이미 수백 km를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되었다.(#)

 

324, 조사 당국은 항공기가 인도양 남부에 추락했을 것이라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위성 기록 계산을 통해 산출한 것이며 이 당시에는 잔해 등 실질적 증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계산을 신뢰하여 베트남 남부 해상과 말라카 해협은 수색 범위에서 공식적으로 배제되었으며, 대신에 호주 서부의 원호 지역에 수색이 집중되었다.

 

326일 말레이시아 국방장관(겸 교통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추락 기체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122개가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파편은 호주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에서 23일에 촬영된 것으로 그동안 잔해가 발견된 지점과 다르지 않아서 실종기의 발견에 희망을 갖게 했다.

 

일본 위성과 태국 위성, 뉴질랜드와 중국 정찰기들도 호주 서쪽 해역에서 사고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부유물들을 잇달아 포착했고, 사고기의 비행 예상 경로와 속도 등으로 추정해본다면 이 일대에 사고기가 추락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니왔다.

 

330, 해당 지점에서 부유물들을 수거하여 확인했더니 대부분 쓰레기나 어구(漁具)여서 관계자들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수색에 나선 이들은 크게 낙심했지만, 호주는 비행기 수색에 시간 제한은 없다며 찾을 때까지 수색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46, 드디어 블랙박스의 전파 신호가 감지되었다. 블랙 박스가 위치한 곳은 원호의 북쪽 끄트머리 지역으로 추정되었는데, 계산이 얼추 맞았던 것이다. 중국이 최초로 블랙 박스 주파수인 37.5kHz를 감지한 데 이어 호주도 해당 주파수를 감지했다. 하지만, 감지한 위치가 미묘하게 달라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몰랐다. 호주는 미국으로부터 장비 지원을 받아 해당 지역의 확인에 나섰다. 411일에 이르러서는 다수의 신호를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수색 범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블랙박스 배터리가 412일에 방전되리라고 예상되었기 때문에 수색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414, 배터리가 결국 방전되면서 위치 추적 조사는 중단되었으며, 구조 당국은 블랙박스 신호가 감지된 장소 주변에 잠수정을 투입해 잔해 수색에 들어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무 성과도 얻지 못했다. 수색에 대한 비관론이 고조되었고 419일에는 "호주 당국이 1주일 이내에 수색을 종료할 것이다."고 발표하였다#.

 

각국 정부에서 위성 사진, 수중 음향 탐지 장치 등 모든 것을 동원해 수색을 펼쳤다.

결국, 4월 말을 기점으로 해상 수색은 사실상 끝났다. 한 호주 탐사업체는 비행기가 인도양 남서쪽이 아니라 벵골 만 쪽에 추락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업체에 의하면 인공위성과 항공기 사진을 이용해 비행기가 추락했을 만한 200만 제곱킬로미터의 영역을 추적해 봤더니 비행기의 구성물질과 흡사한 알루미늄, 티타늄, 합금강 등의 물질을 벵골만 해저에서 찾아냈다는 것. 35일 이전에는 벵골만에서 이런 물질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게 이 업체의 주장이다.

 

2014527일 말레이시아는 실종된 지 약 3개월 만에 위성 기록과 함께 수색작업을 민간업체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중국은 현재 실종기 수색을 주도할 민간 업체를 찾고 있으며 선정되면 6에 이르는 남인도양 해역 수색을 지휘하게 된다.

 

2017117일자로 수색 작업이 무기한 중단되었으나, 정확히 9개월이 지난 1017, 수색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 그리고 2018124일에 수색 작업이 재개되었다. 미국 해양탐사업체인 오션 인피니티가 참여하여 90일간 진행하기로 하였다.

 

201834일 중간보고에서 수색작업을 6월까지 종료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하였으며 성과는 없었다. # 결국 수색을 종료키로 했다.

 

사고 발생 5년만인 2019116, 자신이 이 미스테리한 항공기 추락 사고의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 2019117일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어민 루슬리 후스민(42)은 전날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수방자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38일 오전 믈라카 해협 서쪽 입구 주변에서 조업하다가 MH370편으로 추정되는 여객기가 약 2떨어진 해상에 추락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현지 비영리 기구 소비자권익보호단체 카사 말레이시아가 주선했다.

 

루슬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비행기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날아왔다비행기는 짙은 연기를 내고 있었다. 망가진 연처럼 좌우로 움직이다가 천천히 바다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사건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음에도 그동안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루슬리는 “(자신이) 비웃음거리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구로 돌아와 목격한 내용을 당국에 알리려 했지만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았고 오히려 비웃음만 당했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추락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근거가 발견되면 수색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루슬리는 MH370편의 추락 장소 좌표를 카사 말레이시아에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레이더가 포착된 지점이 푸켓 인근 상공으로 루슬리가 주장한 추락 좌표와 멀지 않았는데, # 목격자가 주장한 추락 지점과 잔해가 떠내려온 지점 및 인공위성 신호 분석 결과로 나타난 추정 추락 지점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 목격자의 말은 신빙성이 매우 낮았다. 결국 목격자가 주장한 지역에서 항공기가 추락하였다는 증거가 새로이 발견되지는 않았고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사고 후 14개월이 지난 2015729, 보잉 777-200ER 여객기의 잔해로 보이는 물체(보조날개 조각)가 동아프리카 인근의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에서 발견되었다. 이때 여행가방 조각도 발견되었고, 이 보조날개 조각은 즉시 프랑스 본토로 옮겨 조사에 들어갔다.

 

사고기의 플래퍼론이라는 잔해물 사진이다. 이것은 날개에 붙어 있는 조종장치의 일부이다. 대략적인 위치는 아래 사진 참고.

잔해물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 발견된 물체는 보잉 777의 잔해로 확인되었다. 잔해는 인도양에서 해류를 따라 들어온 게 확실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호주 교통안전국은 수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후 태국 남부에서 MH370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되었으나, 자세히 조사해 본 결과 위성 발사용 로켓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또한 MH370 수사 팀이 19세기 인도양에서 난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 하나를 발견했다. 또한 뜬금없이 가수 싸이의 인형이 레위니옹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실종된 비행기 잔해 빼고는 다 찾는 꼴이니 유족들의 속은 타들어갈 듯 하다.

 

심지어 해저 수색과정에서 인도양에서 새로운 해저 화산이 최초 발견하였다. 그 덕분에 인도양 해저지도가 완성되기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한다. 항공기 실종 해저 조사 덕분에 해저지도가 발간된다.

 

2016년에는 모리셔스에서 잔해가 발견되었다.

 

202211월에 랜딩기어 도어의 잔해가 발견되었다. 2017년 마다가스카르의 한 어부가 해변에서 처음 발견해 지금까지 빨래판으로 사용해왔다고 한다. 추락 직전 사고기의 랜딩 기어가 전개되었고, 이것이 충격을 증가시키기 위해 일부러 내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2018730, 말레이시아 정부는 MH370편 실종사건에 대한 495쪽에 달하는 공식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결론은 충분한 증거가 없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명확히 특정하지 못했다”. 즉 정확한 추락 원인 규명에 실패했다는 것.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여러 모로 안타까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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